2025년 11월 28일 금요일 저녁 8시 40분, MBC는 한국 연극과 영상 무대의 거장 배우 이순재를 추모하는 특집 다큐멘터리 '배우 이순재, 신세 많이 졌습니다'를 방송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70년 연기 인생을 누린 국민배우의 마지막 모습과 그가 지켜온 연기 정신을 담은 감동적인 기록이다.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
올해 초, MBC는 이순재 배우의 허락을 받고 그의 영화로운 연기 인생을 정리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에 착수했다. 그러나 배우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제작이 중단되어야 했다. 결국 이순재 배우가 5월 25일 영면에 든 지 3일 만인 27일, 당초 헌정 다큐로 기획되던 이 작품은 추모 다큐로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게 되었다.
이순재, 누구인가
생년월일: 1934년 ~ 2025년 5월 25일(향년 91세)
연기 경력: 연극 무대로 데뷔한 이후 70여 년간 활동
이순재 배우가 남긴 작품은 실로 방대하다. 드라마 175편, 영화 150편, 연극 100여 편을 비롯해 수많은 한국 대표작들에 출연했다. 특히 MBC의 간판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허준', '이산', '거침없이 하이킥' 등을 통해 시대를 대표하는 스승이자 '국민 배우'로서의 지위를 굳혔다.
역대 최고령 연기대상 수상자
놀랍게도, 70년의 긴 연기 인생 동안 정식 연기대상을 받은 것은 단 한 번이었다. 지난해 KBS 2TV 드라마 '개소리' 촬영으로 역대 최고령 연기대상 수상자가 되었을 때였다.
그런데 더욱 감동적인 사실은, 그 '개소리' 촬영 당시 이미 그의 병세가 심각했다는 것이다.
두 눈 모두 실명 직전의 상태였음에도 현역 최고령 배우는 이를 감추고 연기와 연습에 매진했던 것이다. 이는 그가 얼마나 진심으로 연기를 사랑했는지를 보여주는 눈물겨운 증거다.
다큐에서 공개된 마지막 모습
이 추모 다큐에서는 지난해부터 병상에서 투병 생활을 이어온 이순재의 마지막 모습이 최초로 공개되었다. 환자복을 입고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고령의 배우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러나 놀라운 점은 그의 정신과 열정이 여전했다는 것이다. 병상에서도 그는 매일 연기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고, 언젠가는 다시 무대 위에 오를 거란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소속사 대표가 "건강해지시면 뭘 하고 싶으세요?"라고 묻자 이순재는 힘들게 "하고 싶은 건 작품밖에 없지"라고 답했다. 이 한 마디는 국민 배우의 평생 신념을 대변하는 말이 되었다.
후배 배우들의 추모
이 특집 다큐의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이서진은 2007년 MBC 사극 '이산'에서 정조 역할을 맡아 영조를 연기한 이순재와 호흡을 맞춘 이후, tvN 예능 '꽃보다 할배'에서도 함께하며 특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이서진은 "다시 태어나면 선생님의 아들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이순재 배우를 존경했다.
방송 말미에서 이서진은 흐느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당신이 있어 따뜻하고 행복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또한 '꽃보다 할배'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백일섭(81)도 다큐에서 고인을 추도했다. 그는 하늘에 있는 이순재에게 "또 다른 배우로서 뵙게 될 날까지 건강하게 지내세요"라는 마음으로 안타깝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배우 이승기는 "제 인생에서 가장 존경스러운 어른이 이순재 선생님이십니다. 후배들을 대할 때 정말 따뜻하셨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정부의 추도와 문화계의 손실
정부는 한국 문화계를 위해 헌신한 이순재의 공로를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그의 영결식과 발인은 2025년 11월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었으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다시 보기 및 시청 방법
다큐멘터리 다시보기: 추모 특집 다큐 '배우 이순재, 신세 많이 졌습니다'는 방송 후 MBC의 유료 플랫폼을 통해 다시보기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네이버 TV, 카카오 TV 등 주요 동영상 플랫폼에서 유료로 시청할 수 있으며, MBC 공식 홈페이지의 VOD 섹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MBC 이순재 작품 테마관 (무료): MBC는 고인의 작품 세계를 다시 살펴볼 수 있는 별도의 테마관을 구성하였다. '영원한 현역' 배우 이순재님의 작품들이라는 제목의 이 테마관에서는 '허준', '거침없이 하이킥', '이산' 등 이순재가 출연했던 드라마 20여 편을 다시 볼 수 있으며, 일부는 무료로 제공된다. MBC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해당 테마관을 통해 국민 배우의 주요 작품들에 접근할 수 있다.
마치며
배우 이순재는 선 것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 속에서 살아갔던 배우였다. 실명 직전의 어둠 속에서도 그가 본 것은 무대이고, 병상에 누워서도 그가 들은 것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였다.
"신세 많이 졌습니다"라는 제목처럼, 이순재 배우는 한국 영상 문화에 줄곧 고개를 숙이고 감사함으로써 자신의 거대한 유산을 남겼다. 그가 남긴 드라마 175편, 영화 150편, 연극 100여 편 속에서 우리는 국민 배우의 따뜻한 손길을 영원히 만날 수 있을 것이다.
91세, 70년의 연기 인생을 마감한 국민 배우 이순재. 그의 마지막 인사와 연기 정신은 후배 배우들은 물론, 무수한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방송일: 2025년 11월 28일(금) 저녁 8시 40분
채널: MBC
제작: 'PD수첩' 김호성 PD
내레이션: 배우 이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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