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이천수, 수억 원대 사기 혐의로 피소

 

이천수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 수억 원대 사기 혐의로 피소

2002년 4강 신화의 주인공, 사기 의혹으로 경찰 조사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팀의 4강 신화를 이끈 영웅 이천수(44)가 충격적인 사건에 연루되었습니다. 2025년 11월 4일, 제주경찰청이 이천수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로 입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78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이자 방송인으로 활동하던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영웅의 역사: 이천수는 누구인가?

이천수는 한국 축구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그는 국가대표 팀의 중추로 활약하며 대한민국을 4강까지 이끌었습니다. 이 성과는 단순한 운동 성취를 넘어 국민 모두에게 희망과 자긍심을 주었던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2015년 은퇴 후 이천수는 축구계를 떠나 새로운 길을 모색했습니다. 처음에는 축구 행정가로 활동하다가, 점차 방송인으로의 전환을 꿈꾸게 됩니다. 2012년 모델 심하은과 결혼한 그는 1남 2녀를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통해 축구 해설가이자 방송인으로 활동 중이었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축구에 대한 지식을 대중과 나누려던 그의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이천수


사건의 발단: 2018년 11월, 시작된 빌림

고소장에 따르면 이야기는 2018년 11월부터 시작됩니다. 이천수는 오랜 지인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당장 이렇다 할 수입이 없다"며 생활비를 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요청 자체는 그리 특이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천수가 이 빌림과 함께 구체적인 약속을 했다는 데 있습니다. 그는 A씨에게 "내가 수년 내에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축구교실도 운영할 예정이니 적어도 2023년 말까지 모두 갚아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마치 실행 계획이 있는 사업가처럼, 이천수는 미래의 수입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A씨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A씨는 평소 이천수와 '호형호제'하며 매우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기에, 그의 약속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습니다.


신뢰는 돈으로 변한다: 1억 3천만 원의 송금

A씨는 이천수의 요청을 받은 당일부터 행동했습니다. 이천수의 배우자 계좌로 먼저 300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2018년 11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약 2년 반에 걸쳐, A씨는 9회에 걸쳐 계속해서 돈을 보냈습니다. 생활비라는 명목으로 꾸준히 송금된 금액들이 모이면서, 결국 총 1억 3200만 원이 이천수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이는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닙니다. 일반인 입장에서 1억 3천만 원은 전 재산에 해당할 수도 있는 큰 돈입니다. 그럼에도 A씨가 이렇게 큰 금액을 여러 번에 걸쳐 보낸 것은, 평소 관계 속에서 형성된 신뢰와 이천수의 구체적인 미래 계획 약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송금 방식입니다. A씨는 이천수의 개인 계좌가 아닌 배우자의 계좌로 돈을 보냈다는 사실이 고소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이천수가 매우 신중하게 돈을 받았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A씨의 신뢰도가 얼마나 깊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약속은 바뀌었다: 2021년 가을, 끊긴 연락

약속된 변제 기한은 2023년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 밖으로 전개됩니다.

A씨에 따르면, 이천수는 2021년 가을부터 갑자기 연락을 끊어버렸습니다. 휴대폰은 받지 않고, 메시지에도 답장이 없었습니다. 아무런 설명도, 사과도 없이 일방적으로 소통의 문을 닫아버린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연락 두절'이 아닙니다. 이는 명백한 약속의 위반입니다. 그리고 더 심각한 것은, A씨가 변제를 요청할 수 있는 모든 경로가 차단되었다는 것입니다. 돈을 빌려간 사람과 연락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돈을 받은 사람이 의도적으로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약속된 기한인 2023년 말이 오고 지나갔습니다. A씨가 받은 것은 1억 3200만 원을 갚겠다는 이천수의 약속뿐이었습니다. 실제로 돌려받은 돈은 단 한 푼도 없었습니다.


투자 사기 혐의: 5억 원의 꿈

고소장에 담긴 혐의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더욱 복잡하고 거대한 규모의 투자 사기 혐의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1년 4월, 이천수는 A씨에게 새로운 제안을 했습니다. 그는 A씨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가 잘 아는 동생 B가 외환선물거래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사무실을 방문해 보니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나를 믿고 (아는 동생에게) 5억 원을 투자해주면 매달 수익금을 배분해주고, 원금 반환을 원하면 반환해주겠다."

이는 매우 구체적이고 유혹적인 제안이었습니다. 실제로 사무실을 방문했다는 점, 수익이 안정적이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동생이 운영한다는 점 - 이 모든 것들이 신뢰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A씨는 이천수의 말을 믿고 지인 B씨에게 총 5억 원을 송금했습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B씨는 수익금 명목으로 1~2개월 정도 돈을 지급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일시적이었습니다.

원금 반환을 요청하자, B씨는 5억 원 중 겨우 1억 6천만 원만 돌려주었습니다. 약 3억 4천만 원이 날아간 것입니다. A씨는 B씨로부터 "대여금 반환을 약속해놓고 이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자백서까지 받아 고소장에 첨부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소인의 주장: 총 6억 3천만 원의 손실

종합하면 A씨가 주장하는 손실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생활비 명목 미변제: 1억 3200만 원
  • 투자 손실: 약 3억 4천만 원 (5억 원 중 1억 6천만 원만 회수)
  • 총 손실: 약 6억 3천만 원 이상

고소인 A씨는 단순히 돈을 잃은 것뿐만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심리적 고통까지 겪게 된 것입니다.


경찰 수사: 사건의 현재 진행 상황

이 사건은 지난달(10월) 제주 서귀포경찰서에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공식화됩니다. 경찰은 사건의 중요도를 고려하여 제주청으로 사건을 이관했습니다.

현재 사건의 진행 상황(2025년 11월 4일 기준):

  • 고소 접수: 2025년 10월, 서귀포경찰서
  • 사건 이관: 제주경찰청
  • 입건 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 고소인 조사: 2025년 10월 25일 완료
  • 현재 상태: 경찰 수사 진행 중

경찰은 고소인 A씨로부터 자세한 진술을 받았고, 계좌 이체 내역, 자백서 등 객관적인 증거들을 수집했습니다. 앞으로 검찰로 송치되기 전까지 경찰 단계에서의 수사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천수 측의 반박: '기망의 의도는 없었다'

이천수 측은 경찰 조사에서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천수 측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돈을 받은 건 맞지만 A씨가 돈을 많이 벌 때여서 그냥 쓰라고 준 돈이었다. 사기 혐의가 성립되려면 기망의 의도가 있어야 한다. 그런 의도가 전혀 없기 때문에 사기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돈을 돌려줄 의사도 있다."

또한 투자 권유 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부인했습니다:

"외환선물거래 사이트에 투자하라고 권유한 사실이 없다. 전혀 사실무근이다."

이천수 측의 주장은 결국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1. 돈은 받았지만, 처음부터 '차용금'이 아니라 A씨가 '선물'로 준 것이다
  2. 투자 권유는 없었으며, 이는 A씨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법적 쟁점: 사기 성립 여부와 '기망의 의도'

이 사건의 핵심은 사기 혐의의 성립 여부입니다. 사기 범죄가 성립하기 위한 법적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기망행위: 피해자를 기만하는 행위
  2. 기망의 의도: 처음부터 속일 의도가 있었는가
  3. 재산상의 손해: 실제 손해가 발생했는가

이천수 측이 주장하는 '기망의 의도 부재'는 이 세 가지 요소 중 중요한 부분입니다. 만약 이천수가 처음부터 돈을 갚지 않을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면 사기가 성립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형편이 어려워서 돈을 빌렸고, 나중에 갚지 못하게 된 것이라면 '사기'가 아니라 '채무불이행'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검찰의 입증 과제:

  • 이천수가 처음부터 돈을 갚지 않을 의도로 거짓 약속을 했는가
  • 2023년 말까지 갚겠다는 약속이 기만적 표현이었는가
  • 연락을 끊은 것이 의도적인 회피인가

이천수 측의 입증 과제:

  • A씨가 정말로 '그냥 쓰라고' 준 것인가
  • 투자 권유가 없었다는 증거는 무엇인가
  • 돈을 돌려줄 의사가 있다는 증거는 무엇인가

은퇴 후의 삶: 계획과 현실의 괴리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천수의 은퇴 후 삶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5년 축구 선수로서의 경력을 마감한 이천수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축구 행정가로 활동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방송인으로의 전환을 꿈꾸게 됩니다. 유튜브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자신의 경험과 축구 해설을 나누고자 했습니다. 실제로 '리춘수'라는 채널은 78만 명의 구독자를 모으며 나름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고소장에서 주목할 점은 2018년 시점입니다. 이때 이천수가 "수입이 없다"고 표현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가 정말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가, 아니면 단순히 이것이 기만적 표현이었는가? 이것이 사건의 해석을 크게 좌우합니다.

흥미롭게도, 고소인 A씨는 이천수가 상당한 수입을 올리던 시기에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왜 이천수는 돈이 필요했을까요? 이는 또 다른 의문을 불러일으킵니다.


도덕적 관점: 유명인의 책임감

이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는 이유는 단순히 돈 문제 때문만은 아닙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이라는 점이 더 큰 실망을 낳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긍심을 준 스포츠 영웅의 도덕성 추락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재정 문제를 넘어, 공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신뢰에 관한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십만 명의 구독자와 소통하고 있는 방송인이었다는 점은 더욱 그러합니다. 공공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입장에서 개인적 신뢰를 저버렸다는 것이 갖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진행과 법적 절차

예상되는 사건의 진행:

  1. 경찰 수사 단계 (현재): 증거 수집, 참고인/피의자 조사
  2. 검찰 송치: 경찰 수사 완료 후 검찰로 송치
  3. 검찰 수사: 기망의 의도 여부 등 재조사
  4. 기소/불기소 결정: 검찰의 최종 판단
  5. 법원 공판: 기소 시 형사 재판 진행
  6. 판결: 유무죄 또는 양형 결정

사기 혐의의 경우,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양형은 다양한 정황을 고려하여 결정될 것입니다.


신뢰와 약속에 관하여

이번 사건이 사회에 던지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친한 관계일수록, 그리고 상대방이 유명인일수록 돈 거래에서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생활비를 빌려준다'는 명목이든, '투자 기회를 소개한다'는 명목이든, 다음 사항들이 중요합니다:

  1. 서면화: 구두 약속이 아닌 계약서 작성
  2. 구체성: 변제 기한과 방식의 명확한 규정
  3. 증거: 송금 내역, 합의서 등의 보관
  4. 법적 조언: 필요한 경우 변호사의 조언 구하기

한편, 받는 입장에서는 약속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을 만큼의 큰 금액을 받으면서도,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갖지 않는다면, 그것은 신뢰의 배신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영웅의 추락에 관하여

2002년 월드컵 때의 이천수와 현재의 이천수는 같은 사람이지만, 시대와 상황이 만드는 차이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축구장에서의 그의 활약은 국민 모두의 자산이 되었지만, 은퇴 후의 그의 개인적 선택은 오롯이 그 자신의 몫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은 여러 가지입니다:

  • 유명인도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점
  • 신뢰와 약속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점
  • 공인으로서의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운가 하는 점
  • 개인적 신뢰는 과거의 영광으로 보호받지 않는다는 점

검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이번 사건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합니다. 돈 거래에서의 명확함, 약속의 무게에 대한 인식, 그리고 신뢰 관계에서의 책임감 - 이 모든 것들이 모여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천수의 경우가 어떻게 판결되든, 이것이 사회에 던지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신뢰는 쉽게 얻어지는 것도 아니고, 한 번 잃어버리면 회복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작성일: 2025년 11월 4일
현재 사건 상태: 제주경찰청 수사 진행 중
소식 출처: CBS노컷뉴스, 서울신문, 머니투데이, 스포츠경향, 파이낸셜뉴스, 한국경제 등 주요 언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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