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전부터 '원작 훼손', '자극적 고수위', '캐스팅 논란'으로 떠들썩한 영화 '폭풍의 언덕'이 드디어 한국 극장에 찾아온다. 에밀리 브론테의 고전 소설을 원작으로 한 8번째 영화화 작품인 이 영화는 왜 공개 전부터 이렇게 많은 논쟁을 낳았을까. 영화의 제작 배경부터 캐스팅 논란의 정체까지, 모든 것을 파헤쳐보자.
기본 정보
제목: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감독: 에머랄드 펜넬(Emerald Fennell)
출연: 마고 로비(캐서린 언쇼), 제이콥 엘로디(히스클리프), 홍 차우(넬리), 앨리슨 올리버(이사벨라), 샤자드 라티프(에드거), 오웬 쿠퍼(어린 히스클리프)
개봉일: 2026년 2월 11일
상영시간: 136분
제작국가: 미국, 영국
배급사: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이 영화가 화제인 이유
이 영화는 제작 소식이 알려진 순간부터 여러 방면에서 물의를 빚었다. 우선 캐스팅 논란부터 시작해보자. 제이콥 엘로디의 히스클리프 캐스팅은 인종차별 논란(화이트워싱 논쟁)을 촉발했다. 원작 소설에서 히스클리프는 리버풀에서 데려온 인물로, 검은 피부와 머리를 가진 것으로 묘사되며 '집시'로 불린다. 역대 폭풍의 언덕 영화화 작품 중 히스클리프를 유색인종으로 캐스팅한 것은 2011년 영화가 유일했는데, 이번에 백인 배우 제이콥 엘로디가 캐스팅되면서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논쟁이 일었다. 캐스팅 디렉터는 '인종적 편견을 배제한 캐스팅을 선호한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팬들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마고 로비의 캐서린 캐스팅도 미스캐스팅 논란에 휩싸였다. 소설에서 캐서린은 보통 갈색 눈과 검은색 머리를 가진 것으로 인식되는데, 금발 벽안의 마고 로비가 캐스팅되면서 '원작 훼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가장 큰 논란은 영화의 수위다. 예고편이 공개되고 스크리닝을 본 관객들이 나눈 의견에 따르면, 이 영화에는 원작의 정신을 크게 벗어나는 수준의 성적 장면들이 담겨 있다고 한다. BDSM 장면은 물론이고, 자위 장면, 그리고 심지어 공개 처형 장면에서의 노골적 표현까지 포함되어 있어 '원작 훼손에 가까울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감독과 제작 배경
이 영화를 연출한 에머랄드 펜넬은 누구인가? 그녀는 데뷔작 '프라미싱 영 우먼'으로 제93회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영화 '솔트번'도 연출했다. 더 크라운과 바비에 출연한 배우이자 소설가이기도 한 그녀는 다재다능한 창작자로 평가받는다.
펜넬 감독은 14살 무렵부터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에 완전히 사로잡혔다고 밝혔다. 책의 오랜 팬이자 애호가로서 자신의 철학과 독창적 재해석을 통해 이 작품을 영화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원작의 상처와 이별, 분노, 집착까지 사랑의 입체적인 모습들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고 예고했다. 감독 특유의 화려한 비주얼, 압도적인 영상미, 감각적인 음악이 어우러진 연출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자극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것이 과연 예상과 같을지는 흥미로운 질문이 된다.
제작 과정에서도 주목할 점이 있다. 제작진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아닌 극장 개봉을 강력히 주장했다. 넷플릭스가 1억 5천만 달러의 높은 입찰가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마고 로비와 펜넬 감독은 이를 거절했다. 결국 워너브라더스가 8천만 달러를 제시하며 극장 개봉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프로젝트를 확보했다. 이는 제작진이 얼마나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의 경험으로 선보이기를 원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줄거리 및 주요 인물
영국 요크셔 지방의 황량한 들판에 위치한 워더링 하이츠라는 저택이 배경이다. 이곳의 주인 언쇼는 폭풍 속에서 고아 소년 히스클리프를 들여온다. 언쇼의 아들 힌들리는 아버지의 사랑을 독점하던 자리를 빼앗긴 히스클리프를 일방적으로 미워하지만, 딸 캐서린은 운명처럼 이 남자에게 빠진다.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관계는 단순한 사랑을 넘어 집착과 욕망으로 표현된다. 자유로운 영혼의 캐서린과 상처받은 영혼 히스클리프 사이의 치명적 로맨스가 이 영화의 중심이다. 하지만 언쇼의 죽음 이후 힌들리의 학대가 시작되고, 상황이 복잡해진다. 캐서린이 근처 대저택의 아들인 에드가와 결혼하게 되자, 히스클리프는 말없이 워더링 하이츠를 떠난다. 몇 년 후 부자가 되어 돌아온 그는 자신을 괴롭힌 이들에게 복수를 결심하는데, 이것이 파국으로 어떻게 전개될지가 핵심이다.
주요 인물들을 살펴보면, 캐서린은 자유를 갈망하는 복잡한 여성이다. 마고 로비는 캐서린의 열정적이고도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표현하려 시도했다. 히스클리프는 상처받은 남자로, 제이콥 엘로디는 욕망과 복수심이 가득한 인물을 연기한다. 넬리, 이사벨라, 에드가 등의 주변 인물들도 이 드라마틱한 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관전 포인트와 제작의 미학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영상미다. 요크셔의 황량한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한 촬영은 2025년 1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영국에서 진행되었다. 감독은 이 고전 소설의 어두운 분위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해석했다고 밝혔다.
의상 디자인도 주목할 부분이다. 두 차례의 오스카 수상자인 재클린 듀런이 의상을 담당했다. 그녀는 '맥베스', '미녀와 야수', '1917', '더 배트맨', '스펜서' 등에서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공개된 의상들이 전통적인 시대극 감성과는 다르다는 점으로 또 다른 논란을 빚었다. 감독의 독창적 재해석을 의상으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직접 영화를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운드트랙도 화제다. 가수 찰리 XCX가 영화를 위해 오리지널 곡을 만들었고, 그의 음악이 영화의 정서를 더욱 강렬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원작 훼손 논란을 어떻게 봐야 할까
가장 민감한 주제인 '원작 훼손'에 대해 생각해보자. 에밀리 브론테의 원작은 1847년 출간된 소설이다. 이는 당시 사회의 엄격한 규범과 도덕성 속에서 터져 나올 수 없는 욕망과 감정들을 표현한 혁명적 작품이었다. 하지만 21세기 영화로서 이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는 감독의 몫이다.
일부 팬들은 에머랄드 펜넬의 과감한 각색이 원작의 정신을 배신한다고 본다. 욕망과 사랑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원작이 제시했던 금기와 억압의 감정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감독은 이것이 현대적 해석이며, 원작의 깊은 감정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전의 '폭풍의 언덕' 영화화 작품들은 대부분 결말을 순화하거나 원작의 막장 드라마를 덜어내는 경향이 있었다. 펜넬 감독은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이 새로운 시도인지 아니면 과도한 각색인지는 의견이 갈릴 수 있다.
캐스팅 논란의 의미
캐스팅 논란을 단순히 '이 배우가 맞다, 맞지 않다'로만 볼 수는 없다. 소설 속 히스클리프의 인종 정체성은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맥락상 유색인종으로 추측된다는 점은 중요하다. 19세기 영국 소설에서 '리버풀의 고아'라는 설정 자체가 식민지의 영향이나 노예무역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이콥 엘로디의 캐스팅이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은 타당하다. 동시에 캐스팅 디렉터의 '인종적 편견을 배제한 캐스팅'이라는 입장도 일종의 입장이다. 어떤 입장이 맞는가는 관객 각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시청 후기 및 객관적 평가
현재까지의 평가를 종합해보면, 이 영화는 '개성 있는 시도'와 '과도함 사이의 경계'에 서 있다. 에머랄드 펜넬 감독의 작가적 비전은 분명하고, 마고 로비와 제이콥 엘로디의 캐스팅도 두 배우의 능력 면에서는 기대할 만하다. 영상미와 음악, 의상 등 영화의 미적 요소들도 충분히 고민된 흔적이 보인다.
다만 원작에 대한 존경과 현대적 해석 사이의 균형을 맞춰냈는지, 그리고 자극적 표현이 영화의 의미를 더하는지 아니면 훼손하는지는 개봉 후 다양한 평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영화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이 영화는 여러 종류의 관객을 상정하고 있다. 먼저 에밀리 브론테의 원작 소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꼭 봐야 한다. 원작과의 비교를 통해 현대적 해석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고 로비와 제이콥 엘로디의 팬이라면 두 배우의 다양한 면모를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감독의 독창적인 시각을 가진 예술영화를 즐기는 관객도 이 영화와 잘 맞을 것 같다. 다만 상업 영화의 친근한 서사와 명확한 감정선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가 다소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원작 고수를 지향하는 보수적인 팬이라면 캐스팅과 표현 방식에서 거부감을 느낄 수 있으니, 미리 각오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종합 평가
'폭풍의 언덕(2026)'은 단순한 원작 영화화가 아니라, 고전 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에머랄드 펜넬 감독의 독창적 비전, 마고 로비와 제이콥 엘로디의 연기력, 영상과 음악의 미적 수준 모두 높은 퀄리티를 약속한다.
그러나 '과도함'이라는 평가도 동시에 존재한다. 원작 훼손 논란, 캐스팅 논란, 자극적 장면들에 대한 논쟁은 개봉 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새로운 해석의 시작인지, 아니면 무분별한 각색인지는 관객 개개인의 판단에 맡겨진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영화가 논쟁을 촉발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그것이 영화의 약점인지 강점인지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면, 이 영화는 관객에게 무언가를 강하게 느끼게 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이 감동이든 거부감이든, 이 영화는 무관심하지 않게 만들 것이다.
이 영화는 왜 공개 전부터 논란이 되었나
요약하면, '폭풍의 언덕(2026)'이 공개 전부터 화제가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제이콥 엘로디의 히스클리프 캐스팅으로 인한 인종차별 논란(화이트워싱).
둘째, 마고 로비의 캐서린 캐스팅이 원작의 설정과 맞지 않는다는 미스캐스팅 비판.
셋째, 예고편에 노출된 자극적이고 고수위의 장면들이 원작의 정신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넷째, 시대극이라고 기대했던 의상과 분위기가 전통적 고증과 다르다는 지적.
이 모든 것들은 영화 제작사와 감독의 '현대적 해석'과 '원작 존경' 사이의 긴장 관계에서 비롯되었다. 에머랄드 펜넬이 14살 때부터 사랑해온 고전 소설을 21세기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원작 팬들과의 충돌이 생긴 것이다.
#폭풍의언덕 #폭풍의언덕2026 #마고로비 #제이콥엘로디 #에머랄드펜넬 #영화리뷰 #2026영화 #드라마영화 #로맨스영화 #원작소설영화화
0 댓글